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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적의 도서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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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기적의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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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경제적 위치나 지난 시절에 비해 풍요로운 삶의 환경을 생각할 때, 가장 부족한 것은 문화적 공간들이다. 이러한 현상을 결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도서관의 수와 그 품질이다. 한국은 도서관 문화에 관한한 저개발 국가이다. 특히 자라나는 어린아이들의 교육 문제를 공교육과 오로지 문제가 많은 사교육에 의존하면서 많은 폐혜를 낳고 있다. 모든 어린아이들은 학교가 아니면 학원에 목을 매고 경쟁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 전용 도서관 건립을 ‘책읽는 사회 국민운동본부’가 사회에 제안한 것이다. 결국 전국에 10여개의 ‘기적의 도서관’이 건립되면서 한국 사회는 처음으로 아이들을 책의 세상으로 인도하는 것이 얼마나 아이들의 성장을 위하여 바람직한 것인지 확인하게 되었고 어른들은 아이들을 위해 진정으로 무엇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성찰하게 되었다. 그리고 기적의 도서관들이 들어선 작은 도시마다 주민들에게서 큰 변화가 일어나게 된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주민들은 어린아이들의 교육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고 주민공동체가 도서관을 통해 되살아나고 나아가서는 어린이도서관이 아니라 모두가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자발적인 ‘커뮤니티센터’가 되었다. 이것은 시민들이 지방자치단체와 만들어낸 소중한 사건이다.
순천 어린이 도서관은 순천의 새로운 주거단지내에 초등학교와 근린생활공원 사이에 위치한다. 모든 어린아이들은 도보로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 바로 그런 위치에 도서관이 입지한 것이다. 애초에 보통 일반 사람들이나 어린아이들에게 어린이 전용 도서관에 대한 이미지나 특별한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순천 기적의 도서관에서는 어린이 도서관의 기능에 적절한 모든 공간들이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배열되었고 외부공간이나 입면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치들이 구현되었다. 특히 초등학교 교정에서 바라보는 도서관의 북측 입면은 여느 일반 건축의 이미지와는 완벽하게 다른 어휘를 활용하였다. 긴 직사각형 건축면에 몇 개의 큰 바위들이 서있는 것처럼 대비시키면서 건물이 아이들에게 지루하지 않고 시간과 계절에 따라 미묘하게 변화하는 입면을 고안한 것이다.
순천 기적의 도서관을 포함하여 기적의 도서관 건립 운동은 이제 공공건축이 건축가의 전유물이 아니라 입안하고 사용하고 운영하는 모든 사람들이 협력하여 생산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해 보인다. 그럴 때에만 아마도 공공건축은 예산의 낭비가 아니라 주민들이 사랑하는 건축물이 될 것이다. 이것을 협치의 건축, 가버넌스의 건축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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